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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강경석 문학평론가의 ‘창비주간논평’을 공유합니다. “촛불국회를 만들 차례다”라는 제목부터가 참으로 적절하다고 저는 느끼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금년 초까지만 해도, 개혁입법들이 일단 통과되고 한일무역분쟁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힘을 합쳐 선방하면서 4.19총선에서 자유한국당 등 반촛불세력이 패배할 전망이 우세했는데 어느 새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까 염려하는 형국으로 바뀌었습니다. 경제와 민생이 계속 안 좋은데 집권여당이 헛발질을 계속하면서, 무능할뿐더러 오만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요.

적어도 여당의 지도부가 오만하다는 건 맞는 말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기본적으로 이게 총선에 대한 자신감보다 불안에서 나오는 반응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불안과 초조감은 ‘민주당의 승리를 통한 문재인정부 후기의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프레임을 잡은 데서 나온다고 봅니다. 새로운 선거법 아래 어차피 과반수 확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는데, 그래도 민주당이 한 석이라도 더 얻는 데 골몰하여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야당심판론으로 맞서다 보니, 누가 ‘민주당만 빼고’ 어쩌고 하면 발끈하게 마련이지요.

강경석 평론가의 칼럼은 애당초 그 프레임 자체가 여당에 유리할 수 없음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덧붙입니다.

“문제는 집권당의 승리나 그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촛불거버넌스’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이다.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문제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는 수구야당의 ‘막가파’식 정치로 집권당은 오히려 ‘야당복’을 누리게 된 셈이지만 그에 기댄 심판론에 안주해서는 그나마 있던 ‘야당복’마저 깎아먹게 되고 선거의 승패를 떠나 촛불의 동력을 한결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지 모른다.”

그렇습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복위화(轉福爲禍)도 가능합니다. 스스로 ‘촛불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니 도대체 촛불시민들이 시동을 건 혁명적 변화에 대한 인식과 존중심이 있기나 있는지 반성하는 대신, 야당이 저 꼴이니 여당은 정치공학상의 계산만 잘하면 촛불혁명의 열매를 계속 누릴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거든요. 그러다보니 정치공학상의 실수도 오히려 잦아지고 굴러온 복마저 깎아먹게 되는 거지요.

우리 사회에는 얼마 전에 제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안병진 교수의 표현대로 엄청난 ‘퀀텀 에너지’가 지금도 꿈틀대고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 등 한류문화의 세계진출도 그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 에너지가 4월총선에서 또 한번 분출한다면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국민의 뜻을 존중하며 할 일을 하는 입법부를 갖게 될 것입니다.

다만 이제 와서 민주당이 ‘촛불국회 만들기’를 들고 나올 것 같지는 않고 사실 그래봤자 비웃음을 살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어떤 표현을 쓰든 반촛불세력의 개혁 발목잡기를 막을 국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촛불거버넌스’ 창출의 주역인 시민들이다시 움직여야 하고, 민주당은 그들의 은덕으로 자기네가 집권당이 되었고 시민들이 원하는 입법부 구성작업을 돕는 머슴이라는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동시에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모든 정당, 모든 세력들과 어떻게 ‘촛불거버넌스’를 이룩하고 운영해나갈지를 지금부터 연마해서 공개해야지요. 총선승리를 안겨주면 그때 가서 필요한 연대작업도 잘할 거니까 ‘믿어달라’고만 하지 말고요.

강경석씨의 칼럼을 직접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만, 결론 대목을 미리 인용합니다.

“촛불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합헌혁명이었다. 역사적으로 존재해왔던 많은 혁명들이 비상상태의 상시화 가운데 환멸과 반동의 시간대를 통과할 수밖에 없었지만 촛불은 그 지혜의 반영일 합헌혁명적 성격으로 인해 반혁명을 적정선 아래 통제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촛불 이전에 선출된 입법부를 그대로 안고 가야 하는 ‘고난의 행군’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무한정의 시간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촛불혁명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21대 총선이 그저 4년마다 돌아오는 수많은 총선 중 하나에 머물 수 없는 이유다.”

 

20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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