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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늑대의 무리가 나라 곳곳에

한윤정 전환연구자가 오늘 아침 <경향신문>에서 말해주듯이 ‘개와 늑대의 시간’은 “낮과 밤이 바뀌는 황혼 무렵, 내 앞에 나타난 짐승이 나와 친숙한 개인지, 나를 해치려는 늑대인지 구별되지 않는 시간”을 뜻합니다. 프랑스사람들이 쓰는 표현인 걸로 압니다.
한국은 촛불이 세상을 크게 한번 밝힌 이래, 늑대의 무리들이 나라 곳곳에 우굴대고 있는 현실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전에는 내게 친숙하고 나랏일에 충실한 개처럼 보이던 존재가 늑대의 본색을 드러내게 된 것입니다.
이는 촛불의 위력이고 여기까지는 역사의 진전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본래 늑대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던 이들이 그 길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대다수 기성언론과 많은 정치인들이 개혁을 서두르다가 중도층 이탈이라는 ‘역풍’을 맞는 거라고 경고하는데, 그 말은 절반의 진실에 불과합니다. 개혁이 지지부진함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늑대의 길로 가버리거나 그렇게 안하더라도 늑대처럼 사나워지고 동지마저 물어뜯기를 좋아하는 현상도 있습니다. 오히려 개혁을 더욱 결연히 추진함으로써 지난번 총선에서 여당에 엄청난 지지를 몰아준 (이른바 중도층을 포함한) 국민들이 보람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행복한 국민은 더 냉철하고 유연하며 너그러워지게 마련입니다.
2050년까지 탄수중립을 선언하면서도 외국에 대형 석탄발전소를 계속 짓는 정부야말로 ‘개인지 늑대인지’ 구별이 잘 안 되는 짐승입니다. 하지만 돈 챙기기 바빠서 대외적으로 ‘기후악당’ 소리 계속 듣기를 마다않는 정부라면 국내의 탄소중립 정책도 머잖아 누더기로 변할 위험이 크지요.

 

2021.1.9.
https://www.facebook.com/paiknc/posts/3656219297747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