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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천안함사건의 진상파악은 우리 사회 핵심사안

천안함사건이 다시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진상을 제대로 밝히는 방향으로는 아니고요.
윤석열, 이준석 씨의 행보에 이어(그런데 폭침설을 대놓고 반복해서 극우성 검사의 본색을 드러낸 윤 전 총장과, 유족 및 생존자들 ‘위로’에 집중하면서 그들에 대한 ‘모욕’을 개탄한 이 대표 사이에는 확실히 ‘수준 차이’가 느껴졌어요), 엊그제는 MBC의 PD수첩 방영이 있었지요.

엠비씨는 원래 제법 공영방송다운 면모를 유지하다가 이명박정권 들어서고부터 급속히 망가졌습니다. 노조원들의 끈질긴 투쟁과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최승호 사장 체제가 성립하면서 회복하기 시작했지요. 최근에는 공영성을 많이 되찾았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피디수첩의 천안함 기사는 꽤나 악성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전 천안함 함장을 내세워 ‘피해자’ 프레임으로 침몰사건 자체의 진실을 은폐하는 수법은 애초에 <한겨레>가 먼저 사용했습니다(사건 11주년 때의 최 함장 인터뷰). <한겨레>는 또 얼마 전에 천안함 생존장병이야말로 진짜 피해자들이라는 대형 기사를 쓰면서 동일한 수법을 이어갔습니다. 물론 생존장병들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말이 아니에요. 다만 그들의 피해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그들이 가장 괴로워한다는 ‘패잔병’ 낙인을 만들어낸 폭침설을 누가 무슨 근거로 주장했는가를 책임있는 언론이라면 밝혔어야지요.

엠비씨의 피디수첩이 한층 악성이라는 것은, 같은 전직 함장을 내세워 폭침설을 적극 주장하고 나선 점이지요. 아무리 간고한 투쟁을 통해 되찾은 공영방송이라도 기득권층(언론인 포함)의 전반적인 퇴행과 언론계 전반(<한겨레> 등 소위 진보언론 포함)에 걸친 종사자들의 체질변화는 어쩔 수 없는지 모르겠습니다.ㅠㅠ

피디수첩 보도가 나온 뒤, 그동안 진실규명을 위해 그야말로 끈질기고 간고한 노력을 수행해온 <신상철TV>가 예리한 논평을 냈습니다. 여기 공유하니 꼭 일별하시기를 강추합니다.

이제야말로 깨어있는 시민들이 신상철 전 군민합동조사단 민주당추천 조사위원(위원 노릇 오래 못하고 쫓겨났고 이후 피소, 피고발, 재판 등 온갖 험한 꼴을 당해왔지요)의 고군분투를 알아주고 가급적 응원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저 자신 근년에는 페이스북에 이따금 툭툭 던지는 발언 말고는 별다른 역할을 못했습니다만, 진실을 존중하고 촛불혁명의 진전을 염원하는 모든 시민들이 천안함사건의 진상파악이 우리 군이나 정계뿐 아니라 언론계, 학계 등 모든 분야의 문제점을 제도로 파악할 핵심사안이라는 인식을 함께했으면 합니다.

2021.6.17.
https://www.facebook.com/paiknc/posts/4117633994939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