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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평범한 사람들의 저항, ‘안 믿는 사람들’의 긍지

보현TV에서 저의 <회화록> 1권에 실린 박형규 목사님과의 대담을 소개한 끝에 박목사님 자신의 회고록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신홍범 정리)를 갖고 별도의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 ‘집단지성’의 산물인 <회화록>의 미덕이기도 하지요.

유신말기에 행해진 저와의 대담 이후로도 박형규 목사님의 고행과 수난은 계속되었습니다. 그 장엄한 역사를 알고 목사님뿐 아니라 국내외의 여러 외국인들까지 함께 해준 저항의 기록을 되새기는 일은 우리시대에도 절실한 일입니다. 오늘날 비교적 민주화된 세상에 사는 한국인들이 그 은덕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동시에 기독교계가 누린 여러가지 특전, 외국 교계의 자금과 인력 지원이라든가 세계적인 연락망, 무엇보다 목사를 공산주의자로 기소하기는 어렵다는 사실(물론 박목사님께는 ‘빨갱이 목사’라는 호칭이 따라다녔지만 그런 죄목으로 기소는 못했어요)을 냉철하게 인식하는 것은 그분들의 고난과 공덕을 깎아내리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다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를 무너뜨린 것은 결코 그런 특전을 누리지 못한–툭하면 ‘막걸리 긴급조치’나 ‘막걸리 보안법’에 걸리기도 하던–평범한 사람들의 저항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자는 것이지요. 김재규의 총끝이 불을 뿜게 만든 것도 부산-마산의 대중들이었고요. 이후 5.18 광주시민들의 봉기와 뒤이은 전국 학생, 노동자들의 격렬한 투쟁이 결국 1987년 6월항쟁을 성공시켰습니다. 대담에서 제가 “‘안 믿는 사람들’의 긍지”를 굳이 말한 것은 그런 취지였습니다(회화록 1권 375-7면).

아무튼 보현TV 북리뷰 060편을 적극 추천합니다.

2022.4.15.
https://bit.ly/3a9r6l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