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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하여

저처럼 문재인 대통령 자신은 촛불혁명 수행이라는 초심을 아직 잃지 않았다고 믿어서 지지를 계속 보내는 사람도, 그가 이 사회 기득권구조의 일부인 민주당(공공연한 적폐집단과는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을 얼마나 제어하며 이끌고 있는지를 의심하는 순간은 너무도 흔합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저의 개인적 신뢰를 박상인 교수가 공유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한 그의 질문에 전적으로 공감하여 여기 링크합니다.

촛불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이룩한 성과들을 과소평가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의 미흡함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여소야대의 20대 국회가 꼽혔는데 민주당이 의석수를 넘치도록 차지한 뒤에도 시원한 꼴이 안 보입니다. 물론 쭈그러든 야당이라지만 여전히 결코 작은 세력이 아닌 탓도 있지요. 그러나 민주당 스스로 ‘국민여론’을 살핀다는둥 ‘어려운 경제’를 돌봐야 한다는둥 온갖 그럴듯한 핑계를 대면서 최소한의 개혁입법도 미적거리는 현실은 아무래도 “민주당 의원들이 민주당의 정체성을 먼저 스스로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최소한 위선적이라는 비난은 면할 수 있다” 는 박교수의 질책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촛불혁명이 2018년 남북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북한이라는 상대들이 있기 때문이라 쳐도, 대한민국이 금권사회이며고 바야흐로 ‘재벌공화국’으로 이행할 위험 앞에서 정부와 국회가 그 공범자 역할을 한다면 촛불에 대한 완전한 배반이 되겠지요.

이럴 때 전문가랍시고 2016-17년의 촛불항쟁이 혁명이 아니었으니 촛불혁명 운운은 낭만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타이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촛불항쟁 자체가 곧 혁명은 아니었다는 건 옳습니다. 그러나 항쟁과 대통령 파면으로 시동이 걸린 혁명이 아직 ‘진행중’이라 본다면, 21대 국회 그리고 2022년의 대통령선거를 통해 또 다시 ‘촛불’의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 과정에서 민주당도 제발 좀 성찰하고 탈바꿈해서 덩치에 값하는 몫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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