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공저서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K사상의 세계화를 위하여

지금 인류사상 물질문명이 가장 화려하게 발전하고 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뿌리에는 서양의 정신문명이 있는데, 도덕적·윤리적 토대가 된 그것이 과연 오늘날에도 유효하며 자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를 얼마나 잘 감당해내고 있는가는 달리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그렇다면 어떤 전환이 필요할까. 『개벽사상과 종교공부』는 한국 근현대 사상의 출발점이 된 동학부터 이를 계승한 천도교와 원불교,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서양에서 들어와 한반도에서 창출된 K사상의 확장에 큰 영향을 미친 기독교 사상 등을 두루 섭렵한다. 백낙청, 김용옥 등 이 시대의 스승이자 종교 전문가 9인이 우리 지성사에서 보기 드문 고품격의 토론을 펼치며 오늘의 위기를 돌파할 적실한 방법으로 개벽사상의 연마를 제안한다.

백낙청 회화록 8

『백낙청 회화록』 제8권의 회화 15편(보유 3편 포함)은 촛불대항쟁으로 1기 촛불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7년에서 시작하여 2기 촛불정부의 수립이 실패하는 2022년까지를 다룬다. 대담과 좌담 등 회화 형식이야말로 항상 논쟁의 현장에 머물길 원하는 ‘젊은’ 논객인 백낙청의 식견과 경륜이 효과적으로 발휘되는 의사전달 통로인바, 이번 대화들에서는 특히 촛불혁명이 백낙청의 사유에 미친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촛불이 만천하에 드러낸 엘리트 카르텔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물론 촛불혁명이 민주주의를 향한 정치적 싸움을 넘어 사상적 차원을 갖는 사건임을 밝히는 종요로운 논의가 이어진다.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로 촛불혁명을 묘사한 백낙청은 촛불혁명의 원류로서의 동학, 혁명적 사유로서의 개벽을 조명하면서 서구중심적 사고의 관행을 넘어 근대의 ‘말기국면’에 갖추어야 지혜와 사유를 더 너르고 풍성하면서도 정교하게 펼친다.

한국어, 그 파란의 역사와 생명력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한국어’의 생동성과 그 파란만장한 역사를 체감하려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드문바, 『한국어, 그 파란의 역사와 생명력』은 근대전환기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어의 생동하는 역사를 돌아보고,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공동의 자산으로 우리말을 가꾸기 위한 본격적인 토론의 장을 여는 책이다. 계간 『창작과비평』의 ‘대화’를 위한 좌담회에서 출발한 이 책은 한국학·한문학자인 임형택의 제안과 문학평론가이자 영문학자인 백낙청의 구상을 기초로, 각각 방언학과 국어사전학을 전공한 국어학 전문가 정승철 최경봉이 참여하여 지적 교류의 참된 결실을 맺었다.

저서

민족문학의 새 단계

우리 현대사의 큰 결절점인 87년 6월항쟁을 전후로 민족문학의 현황을 진단하고 성찰한 백낙청의 네번째 평론집 『민족문학의 새 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3』을 새롭게 단장하여 출간했다. 세번째 평론집의 개정판 『민족문학의 현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와 함께 선보이는 이 책은 2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민족문학의 현단계 진단 작업의 연속이다. 분단체제론과 개벽사상으로 이어진 백낙청 변혁론의 치열한 서두로서 민족문학론의 과학성과 세계성에 대한 비평적 통찰이 담겼다. 80년 광주항쟁 이래 격화된 각종 운동 논의 속에서 민족문학의 입지는 당대의 핵심 쟁점의 하나였다. 1985~90년 사이에 쓰인 이 평문들은 사회적 변화와 문학적 성취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실제에 근거한 전망을 제시한다. 과학기술의 영향이 전면화하고 후기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그 문화논리로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저자는 한반도의 복합적 현실에 걸맞은 복합적 인식을 요청한다. 민족문학과 민중문학·통일운동의 관계, 민족문학의 민중성과 예술성, 그 이론적 성찰이라 할 수 있는 리얼리즘론의 심화와 프레드릭 제임슨의 포스트모더니즘론 분석에서 나아가 과학기술 시대에 “전인류의 삶을 슬기롭게 이끌고 갈 실력의 지혜”(159면)를 탐구하는 것이다. 문학예술과 사회, 이론과 실천, 기술과 인간 삶의 진보를 아우르는 치열한 모색 속에서 90년대 이후 분단체제론과 개벽사상으로 심화될 백낙청 변혁론의 골자를 엿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민족문학의 현단계

민족문학의 이론과 실제를 결합한 평문들로 1970년대 이래 민족문학운동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백낙청의 세번째 평론집 『민족문학의 현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를 새롭게 선보인다. 원제였던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를 부제로 돌리고 제목을 ‘민족문학의 현단계’로 바꾸어 달았으며, 초판의 오자나 오류를 바로잡고 저자가 일부 문장을 다시 손보았다. 이 책은 한국현대사의 가장 폭압적인 시기 중 하나인 1975~85년 사이에 쓴 글들을 묶은 평론집으로, 현실을 돌파하는 운동의 한가운데에서 수행한 치열한 문학적 탐구의 기록이다. 80년 광주항쟁 이후 계간 『창작과비평』 폐간을 비롯해 문화운동에 대한 탄압이 절정에 달한 상황에서 민족문학 이론과 운동의 실제적 근거와 세계적 의의를 조명한 이 글들은 당대의 자양분이었고 현재 독보적인 문학적 자산으로 자리하고 있다. 70년대 민족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잇는 80년대 문학의 전망, 민족문학론의 이론적 배경으로서의 리얼리즘 논의, 주체적 외국문학 연구 등의 주제가 종합적 통찰과 섬세한 논리 속에 펼쳐지며 오늘까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이 책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1990년대 이후 20여년간 천착해온 ‘이중과제론’을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단독저서다. 지난 10년간 한국사회는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박근혜정부의 탄생과 몰락, 그 몰락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세월호참사와 촛불대항쟁,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정부의 등장과 전에 없던 남북미 대화의 실현, 코로나 팬데믹 등이 지난 10년을 빼곡히 채웠다. 그중에서도 2016~17년의 촛불대항쟁은 그 모든 변혁의 소원들이 분출한 현장이자 이후의 변화를 이끌어간 동력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근대 문명을 성찰하는 ‘이중과제론’과 한반도 현실을 분석하는 ‘분단체제론’의 관점에서 촛불대항쟁 전후 우리 사회를 바라본다. 아울러 촛불대항쟁이 일회성 항쟁이 아니고 세상과 나라를 크게 바꾸는 촛불혁명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짚어낸다. 우리는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지 물으면서, 자본주의와 분단체제의 일대 전환을 위해 촛불혁명과 개벽사상의 주인들이 걸어갈 길들을 모색한다.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개정판)

백낙청 사회비평집 가운데 첫째 권에 해당하는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1994)의 개정판이다. 민족문학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분단체제’의 체계적 인식과 그 실천적 극복을 위해서도 매진해온 저자는 1994년 이 책을 출간해 분단체제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이후 20여년 동안 끊임없이 ‘분단체제론’을 심화 발전시켜왔다. 분단체제론은 저자가 1980년대 중반의 이른바 사구체(사회구성체) 논쟁과 관련하여 『창비 1987』 좌담 「현단계 한국사회의 성격과 민족운동의 과제」에서 ‘분단모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강조한 것이 하나의 고비가 되었다. 저자는 한반도의 분단이 엄연한 현실임을 인정하고 우리가 ‘분단시대’라는 말을 당연시할 정도로 이 분단현실이 상당한 지속성을 띤 것임을 인정하면서, 한반도 남북 전체를 망라하는 이 현실이 ‘체제’로서의 어떤 성격을 띠지 않았는지, 만약에 체제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 어떤 내용의 체제인지 한번 알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요구한다. 또한 이같은 분단현실을 타파할 통일방안과 관련하여 연방 또는 연합 체제가 대부분 ‘완전한 통일국가’로 나아가는 잠정단계로 생각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분단체제극복의 방편은 ‘국가’ 개념 자체의 상당한 수정을 동반하는 새로운 복합국가 형태의 창출이어야 함을 역설한다. 분단현실을 살아가며 필요한 우리들의 자세와 공부길을 논한 글들과 여러 짤막한 논평들도 함께 실었다.

일반 공저서 및 편서

민족 저항시인의 동아시아적 접근

이 책은 민주화와 저항정신을 토대로 삼은 연구에 기반해 동아시아 외국인 연구자들과 함께 민족 저항시인 연구를 테마로 공감의 장을 확대한 곳에서 의의를 찾고자 하는 시도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역사적 잔재에 의한 대립이 남북, 한일 간에 이어지고 있거니와, 여전히 강대국의 영향권에서 버둥대고 있어서 탈식민주의 지향이 화두로 제기되는 현실에서 민족공동체 정신의 복원은 유일한 분단국가 남북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현실을 초래하는 데 관여한 일본과 중국의 과제이기도 하다.

건달할배 채현국과 친구들

세상 흐름을 거스르는 철부지 노인들을 향한 느닷없는 일성으로 단박에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한 몸에 받았던 채현국. 본인이 80 노인이면서도 덜떨어진 꼰대 노인들의 시대착오를 거침없이 비판했던 늙은 청년 채현국. 그는 2021년 4월 2일 영원한 소풍을 떠났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허전함과 아쉬움이 남았다. 아쉬움을 털어내고 허전함을 떨치기 위해 길게는 70년 이상을 함께했던 서른일곱 사람의 추억을 모았다. 여기에 이 시대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던 채현국과 그 친구들의 빛바랜 청춘들이 반짝이고 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한 장면들이 줄줄이 펼쳐진다.

번역서

패니와 애니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D. H. 로런스, 서구문명을 비판한 그의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대표 단편선이다. 로런스는 그의 작품들이 당대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며 깊은 인상을 남긴 탓에 한동안 파격적인 성 묘사에 능한 작가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성과 육체, 인간관계에 대한 폭넓은 탐구를 통해 서구문명의 기계적이고 관념적인 세계관을 비판한 그의 작품들이 꾸준히 재조명받으며 20세기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패니와 애니』는 초기작부터 원숙기의 작품들까지 로런스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오랜 시간 로런스를 연구하고 소개해온 백낙청 교수의 번역에 로런스 연구자인 황정아 교수의 번역을 새로 더하면서, 로런스 문학의 정수를 압축적으로 맛보게 해준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1~4권, 개정2판)

헝가리 태생으로 20세기를 빛낸 지성, 아르놀트 하우저가 선사시대부터 오늘날 대중영화의 시대까지, 인간과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역동적으로 풀어낸다. 예술이 시대와 사회관계 속에 빚어진 산물이라는 ‘예술사회학’의 관점을 선구적으로 펼친 이 책은 20여개 언어로 번역되며 ‘새로운 예술사’로서 전세계 지식인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 소개된 것은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이 창간된 그해 가을호 잡지를 통해서였으며, 한국 지성계에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개정판은 이제 막 예술과 사회에 발 디디려 하는 독자들은 물론, 그동안 이 책을 읽으며 예술과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온 오랜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하려 한 결과물이다. 총 500점에 달하는 컬러도판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텍스트를 더 쉽고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