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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부국강병 이데올로기의 극복과 촛불혁명

손원제 <한겨레> 논설위원의 칼럼 「노무현의 ‘강중국’, 실현된 것과 미완인 것」을 공유합니다. 그는 최근 홍범도 장군의 유해 귀환 안장을 포함해 대한민국이 이룩한 몇가지 눈부신 성과를 열거한 끝에 이런 말을 합니다.

“한국은 이제 대륙과 해양 세력, 개도국과 선진국을 잇는 교량국가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첨예한 미-중 경쟁에서도 한국은 두 초강대국 어느 쪽도 무시할 수 없는 전략적 가치를 갖는 나라로 부상했다. 선택을 요구받는 어려움도 크지만, 운신의 공간을 만들 힘 또한 갖고 있다. ‘낀 새우’ 콤플렉스에 젖은 사람들만 이를 모른 체할 뿐이다.”

‘모른 체’가 아니라 실제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대표적인 예가 대다수 지식인, 언론인들일 겁니다. 요즘 대선후보 당내 경선이 진행되는 양상과 수준을 보면 정치지도자(가 되겠다)라는 사람들도 거의 그런 인식이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손 위원의 분석에서 빠졌거나 소홀해진 점을 보완하고 싶군요.

손위원은 한국의 위상을 찬양하는 논의에서 곧잘 빠지는 점 하나를 어김없이 짚었습니다. 곧, 중견국이라면 당연히 보유해야 할 군사주권을 아직 못 갖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중견국은커녕 흔히 ‘실패한 국가’로 지목되는 소말리아나 에티오피아도 갖고 있는데 말이지요. 미얀마도 군부가 작전지휘권을 자기네 국민들 죽이는 데 사용하는 게 문제지 군사주권은 확실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경제, 문화 등에서 우리가 이룩한 성과만을 강조하거나 군사주권의 부재를 개탄하는 데만 골몰하는 대신, 양자의 상관관계 그리고 이것이 말해주는 한반도 분단체제의 특이성을 연마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노무현 대통령이 꿈꾼 ‘강중국’은 중견국 가운데서도 ‘강한 중견국’인데 세계체제가 공유하는 부국강병 이념은 그대로 둔 채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무얼 얼마나 해낼지도 물어볼 일입니다.

손 위원은 현대 한국의 성취를 열거하면서 ‘촛불혁명’을 빠뜨렸는데, 지금도 진행중인 촛불혁명이야말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달성할 길을 여는 동시에 전지구적 부국강병 이데올로기를 극복할 계기를 만들어낸 “세계사적 성취”입니다. 이 혁명이 성공할 때 출현할 나라야말로 백범 김구 선생이 염원하던 ‘가장 아름다운 나라’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이며, 소태산 박중빈 선생이 예언한 ‘정신의 지도국이자 도덕의 부모국’일 것입니다.

 

202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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