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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웬만한 사람이면 다 인정할 진실을 새로이 실감케 하는 질문

한국사회가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에 해당한다는 말을 저 자신도 해왔는데 언젠가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이권 카르텔’을 공격하기 시작했지요. 절반은 무개념의 결과이고 절반은 윤정권을 상대로 써야 마땅한 용어를 저네들이 미리 갖다 써서 무용지물로 만드는 전략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우리가 매일같이 목격하는 어이없는 장면 중 하나지요.
백지연 문학평론가의 <창비주간논평> “진짜 카르텔은 어디에 있는가”는 웬만큼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다 인정할 진실을 새롭게 실감토록 해줍니다. 논평은 이번호(2023년 가을호) <창작과비평> ‘책머리에’ 중 전반부, 매호 실리는 일종의 사설(社說)에 해당하는 글입니다. 일독하시고, 논평 하단에 공고된 계간지 신간도 많이들 구독해주시기 바랍니다.
윤정권의 전략인지 무개념의 결과인지 모를 또 한가지 특이성은 어이없는 사건과 범죄가 너무 많이, 너무 연속적으로 일어나서 사고가 사고를 덮어주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런 망각효과, 은폐효과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이 ‘진짜 카르텔은 어디에 있는가’처럼 대중의 주목을 끄는 질문을 던지는 일입니다.
하지만 한걸음 더 나갈 필요도 있어요. 그 수많은 참담하고 어이없는 장면을 하나의 커다란 역사적 사건 속에 배치하는 ‘스토리텔링’이 긴요합니다. 어떤 역사적 흐름의 일부로 이런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대중이 쉽게 알아들을 수 ‘이야기’를 이룰 때, 사고가 사고를 덮어버리는 대신 하나의 일관된 서사로 꿰어져 누적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거지요.
저 자신이 줄곧 서술해온 ‘이야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1) 2016~17년의 촛불대항쟁이 그 자체로서 혁명은 아니지만 그것이 ‘촛불혁명’을 촉발해서 지금도 진행중이고, 2) 윤석열의 당선도 그 덕에, 곧 2기 촛불정부가 들어서면 자기네는 진짜 끝장이라는 간절함을 지닌 기득권세력이 예상밖의 엉뚱한 후보를 내세우는 모험을 감행하여 승리했으며, 3) 이는 87년체제가 비교적 정상작동할 때 일어났던 이명박, 박근혜 당선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변칙적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이-박 시대와도 비교가 안 되는 어이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 게 바로 이런 ‘스토리’의 일부입니다.
문제는 ‘변칙적 사건’이 빨리 수습되지 못하면 ‘변칙’이 아니라 지금보다도 더욱 암담한 역사의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마련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살던 대로 살지 말아야’ 할 이유지요.

 

[계간 창작과비평] 진짜 카르텔은 어디에 있는가 / 백지연

 

202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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