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천안함 사건에 대한 언론의 책임있는 자세

오늘 아침 <한겨레> ‘왜냐면’ 꼭지로 실린 미국 버지니아대 이승헌 물리학 교수의 기고문입니다.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의 하나는 지난 월요일(2021.3.22) <한겨레>에 나온 천안함 전 함장 기사가 아니었을까 짐작됩니다.

최 함장은 천안함 어뢰공격설을 거듭 주장하면서 자신과 여타 생존장병들이 그동안 겪은 괄시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저는 그간 그분 나름의 마음고생이 심했으리라 믿고 그 또한 역사의 피해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신은 처음부터 어뢰공격이라 믿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해서 어뢰설이 불신 받게 되었다는 주장에는 깊은 신뢰가 안 가고, 그것이 그의 소신이라 하더라도 적의 공격으로 배를 잃고 수많은 부하들을 수장시킨 지휘관이 이런 식으로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염치있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한겨레>라고 봐요. 천안함 관련 당국의 발표과 나왔을 때 <한겨레> 일부 기자들을 포함한 여러 사람이 바로 <한겨레> 지면에서 문제제기를 했더랬습니다. 최 함장 기사를 1면 톱으로 올릴 때 책임있는 언론이라면, 당시의 기사들을 상기하며 그때의 문제제기가 잘못된 것이었다면 잘못되었다고 진솔하게 반성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생존장병도 피해자니까 ‘피해자의 편’에 서기만 하면 ‘진실의 편’에 안 서도 무방한 것일까요?

이승헌 교수는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과학의 양심, 천안함을 추적하다>(창비 2010)를 저술했고 이후 권위있는 국제 과학저널(학계의 전문가 동료들의 심사를 거쳐 게재가 결정되는)에도 당국 발표가 틀렸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천안함 침몰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는 그가 말하지 않았고 아직도 충분한 자료를 갖고 말할 수 있는 과학자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아무튼 공유하는 이교수의 글을 읽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2010년의 저서를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남겨준 의문들 대부분을 지적했을 뿐 아니라 ‘과학의 양심’이라는 게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를 알려주는 훌륭한 교양서이기도 하지요.

2021.3.25.
https://www.facebook.com/paiknc/posts/3865273193508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