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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천안함, 침묵의 카르텔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실린 여러 내용 중 이태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이 쓴 “천안함, 아직 인양되지 않은 진실”을 (좀 늦게나마) 공유합니다. 독자에 따라서는 스스로 알고 있는 진실의 일부밖에 담지 못한 글이라고 불만스러워하는 분들도 있겠고, 반면에 완전히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놀라실 분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사건 이후 10년이 넘은 오늘날 후자가 더 많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10년이라면 길다면 긴 세월이지만 천안함 이야기를 못 들어본 이들이 자연스럽게 그토록 많아질 만큼 긴 세월은 아니에요. 전에 들어봤던 분들 가운데 ‘아, 그런 게 있었지’ 하고 생각하시는 분도 적지 않을 거예요.

그 계간지 창비도 규모는 작지만 일종의 ‘레거시 언론’이라 치면, 도대체 이 나라의 레거시 언론이 천안함에 관한 정직한 이야기를 이만큼이라도 한 게 얼마만인지 생각들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만큼 천안함은 ‘자연 망각’의 대상이기보다 거대한 침묵의 카르텔에 의해 ‘차단된 기억’이었지요. 그 카르텔에는 당국이나 수구언론은 물론 ‘진보’를 자처하는 주류매체들도 빠짐없이 가담했습니다. 더러 생존병사와 전 함장을 ‘피해자’ 프레임으로 설정하여–그들도 피해자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에요–은근히 폭침설을 강화하는 기사들은 있었는데 이런 걸 진실에 관한 침묵의 카르텔을 깨뜨린 사례로 쳐줄 수는 없지요.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려고 고군분투해온 신상철TV 같은 매체는 불행히도 주류매체가 못 될 뿐 아니라 철저한 차단의 대상이었습니다.)

2016-17년의 촛불항쟁 당시 우리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고 노래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구절이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였던 점도 기억해야지요. 깨어 있는 시민들이 포기하지 않을 때만 진실의 항구적 침몰을 막을 수 있습니다.

 

2021.9.12.
https://www.facebook.com/paiknc/posts/4379362188766356